여름 아침 ‘아니 에르노’의 열정을 읽다


여름날의 독서 기록 <단순한 열정>

여름 아침 '아니 에르노'의 열정을 읽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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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한 권의 책을 위한 서곡

시골의 새벽 공기에서는 한여름의 무더위를 상상할 수 없다. 여유로움이 충만한 이른 아침에 브람스의 교향곡 2번을 켰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아니 에르노의 소설, <단순한 열정>을 읽기 위해서였다.

브람스의 교향곡 2번은 스승이자 슈만의 아내였던 클라라를 흠모했던 브람스의 마음이 녹아든 음악이다. 따라서 아니 에르노의 자전적인 사랑 이야기와 분위기와 맞을 것 같아서였다.

뜨거운 김이 이는 커피 향을 음미하며 첫 장을 넘긴다. 앗, 첫 문장부터 자극적이다.

‘올여름에 나는 처음으로 TV에서 포르노를 보았다’

아니 에르노의 작품은 개인의 연애사를 사실적이며 격정적으로 표현하는 여성작가 중의 한 사람이라고 했던 임경선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이른 아침부터 너무 하드코어적인 소설인가 싶어 다른 책을 볼까 하다가, 단편소설에 가까운 짧은 분량이라서 그냥 읽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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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음악이 멈춘 자리에 혼신의 열정이

대신 브람스의 음악은 껐다. 아무래도 이 소설 분위기는 슈만과 클라라, 브람스와 클라라의 이미지와 맞지 않을 것 같았기에. <단순한 열정>은 에르노가 경험했던 한때의 사랑을 플라토닉 사랑처럼 소중히 간직하는 마음을 글로써 표현했다.

‘작년 9월 이후로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 본문의 문장에서 에르노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는데, 단순한 열정이 아닌 혼신의 열정이 아닐까도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떠오르는 제목과 음악.

You light up my life.

데비 분이 불러 유명하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나는 리앤 라임즈가 부른 곡이 더 마음에 든다. 파도가 넘실대는 듯한 리앤 라임즈의 낭랑하고 풍부한 성량의 멜로디가 사랑을 싣고 내 가슴으로 밀려오는 듯하기 때문이다.

한여름의 햇살 아래 뜨거운 여운에 잠기다

시골집 마당에 여름 햇살이 강하게 몰려온다. 방금 전까지 내 마음을 뒤흔들었던 그 뜨거운 열정의 여운이 여름 햇살에 전해지는 듯하다. 이제 마음을 식혀야 한다. 무더위에는 그저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멍때리가 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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