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라는 이름의 우아한 낭비


럭셔리와 사치

독유당(獨遊堂) 혼놀이야기 모음

취향이 깃들지 않은 화려함의 공허

김윤관의 에세이 <아무튼, 서재>를 읽었다. 김윤관 작가는 가구를 만드는 목공 장인이다. 자신을 ‘작가나 예술가가 아닌 그냥 가구 만드는 목수’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그는 목가구 공방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책장, 책상, 의자 등 주로 서재가구를 만든다고 한다.

김윤관의 에세이 <아무튼, 서재>를 읽으며, “럭셔리의 반대말은 빈곤이 아니라 천박함”이라 샤넬의 말을 통해 럭셔리와 사치에 대한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했다.

흔히 분수에 넘치는 소비를 사치라 부르며 부정의 시선을 보내는데, 작가는 그 경계를 ‘취향의 유무’로 구분했다. 사용자의 고유한 안목과 영혼의 깊이가 결여된 채, 오로지 브랜드와 가격표에만 의지하는 물건들을 사치라고 했다. 반면 럭셔리란, 화폐의 액수가 아닌 물건을 향유하는 자신의 내밀한 취향이라고 했다.

취향이라는 이름의 우아한 낭비 1

부르주아의 시선과 취향

고대 음악과 미술의 시작은 궁정 시대였다.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 이후에서는 시민계급의 문화로 확대되었다. 도시의 발달과 상업을 기반으로 부를 축척한 부르주아들은 귀족들처럼 문화예술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오늘날에도 클래식이나 미술을 즐기는 취향에는 부르주아적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러시아의 혁명가 레닌도 부르주아를 프롤레타리아의 적으로 규정했다. 그랬던 레닌도 “베토벤의 교향곡을 들으면 부르주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다“라고 했다. 그는 냉엄한 혁명가였지만 아름다운 예술에 취해서는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나의 취향과 낭만

나는 택시보다는 버스나 전철을 이용하는 편이다. 식당도 레스토랑보다는 골목식당이나 기사식당이 편하다. 와인바 보다는 치맥 분위기가 좋다. 옷도 청결과 세탁에만 중점을 두고 유행에 관계없이 이월상품 옷을 입는다. 평소 미니멀리스트로서 의식주는 기본생계 수준의 생활을 한다.

하지만, 프로야구 빅게임은 TV중계가 아닌 직관을 즐긴다. 그것도 일반석이 아닌 특석을 이용할 때가 많다. 프로야구 마니아로서 열광하기 위해서다.

여행 기분을 낼 때에는 비록 출장길일지라도 KTX 특실을 탄다. 특실의 느긋한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다.
소중한 사람과 술을 마실 때에는 와인바를 간다. 우아한 와인향의 분위를 즐기기 위해서다.

음악과 미술 감상 때도 그러하다. 음악회는 VIP석을 애용하고, 미술전람회도 官의 분위기가 풍기는 국립/시립 미술관보다는 民의 분위기 속의 개인 갤러리를 더 찾는 편이다. 우아한 분위기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서이다.

취향이라는 이름의 우아한 낭비 2

타인의 시선을 넘어서

누군가는 이를 사치라 부를지 모른다. 하지만 나의 취향과 낭만을 즐기기 위한 순간에서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내 능력의 범위 내에서이다. 이러한 행위도 럭셔리라고 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진정한 럭셔리란 남에게 보이기 위한 화려한 전시가 아니라, 스스로의 취향을 존중하고 자신의 영혼을 가장 다정하게 안아주는 행위 그 자체가 아닐까 한다.

■ 시간 관리를 위한 테크놀로지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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