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의미

흐린 아침 하늘에 편지를 써
이른 새벽 빗소리에 눈이 뜨였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가 조금 넘었다.
시골 분위기로는 이른 새벽이라 할 수 없는 시각이다.
샤워를 미루고
시골집에 오면 유독 맛이 좋은 일회용 믹스커피를 끓인다.
커피잔을 들고 마루에 나가 마당을 내다보니 비가 그친다.
가을 하늘은 아니지만
동물원의 노래가 허밍으로 흐른다.
비가 내리면
나를 둘러싸는 시간의 숨결이 떨쳐질까.
비가 내리면
내가 간직하는 서글픈 상념이 잊혀질까.
……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마음 같아서 오늘은
계획된 하루의 일을 미루고
고소한 커피 향이 그윽한 골목길 카페에서 소설이라도 읽고 싶은 날이다.
문득,
직업이 없는 실업백수, 정년백수를 생각한다.
나도 한때
이직 중간중간 실업백수를 거쳐 왔고
언젠가는 정년백수가 되겠지만
일이 없는 하루에서
오늘 처럼 비가 내리면 어떤 감성을 가져야할까.
하루라는 이름의 위안
등이 휘어지는 애옥살이의 힘든 하루도
위대한 개츠비에서 데이지의 무료한 하루도
선물처럼 주어진 神이 내린 하루라는 것이다.
묵묵히 맞이할 수밖에…
다만,
힘든 하루든
무료한 하루든
너무 행복한 하루만을 꿈꾸지 말아야겠다는 위안을 가져본다.

인기 추천정보
▶일상에세이 바로가기 ☞
▶생활의발견 바로가기 ☞
▶일상소식 바로가기 ☞
독유당 혼놀 이야기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