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풍경

시골집 마당에서
시골집 마당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오랜 세월 마당 한 켠을 지키던 낡은 파라솔이 교체된 것이다.
낡고 빛바랜 모습이 마음에 쓰였던 아내의 오랜 불만의 속삭임(?)에 등 떠밀린 결정이었다.
그동안 나는 ‘시골은 시골다워야 한다’는 소박한(?) 철학을 고집했다.
도시의 세련됨과 시골의 낡음 사이 경계가 희미해지는 시대지만,
왠지 시골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새 파라솔은 마당에 싱그러운 숨결을 불어넣은 듯하다.
산뜻한 빛깔 아래 앉아 있으니,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특히, 파라솔 아래의 그늘에서 나홀로 맥주를 마시거나, 독서를 할 때가 가장 만족스럽다.
변화는 때로 이렇게 예기치 않은 소확행을 선물하기도 한다.
이전에 사용하던 파라솔은 창고에 넣어두었다.
비좁은 창고가 파라솔 부피만큼 비좁아졌다.
햇살과 비바람을 묵묵히 견뎌온 과정을 생각하니 차마 버릴 수 없었다.
소유와 자유
‘소유를 줄이면 자유가 늘어난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아깝다’는 마음 하나에 발목 잡힌 내 모습.
언젠가 창고를 정리할 때마다
덜어내야 할 시간과 수고는 고스란히 나의 ‘자유’를 좀먹을 테지만 말이다.
생각과 행동의 모순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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