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혼 ( 魂 ) 사춘기의 감수성이 짙어지던 시절 , 나는 ‘ 혼 ( 魂 )’ 이라는 단어에 매료되었다 . 고등학교 때는 김소월의 초혼과 이소룡의 투혼 같은 글귀를 공책 표지에 멋지게 써넣고 , 스스로 그 문구들을 자랑스러워하며 흡족해하곤 했다 . 어느 날 , 담임선생님께서 내 노트에 적힌 그 글씨를 보시고는 , 학생 때는 도산 안창호처럼 진취적인 마음을 가지라고 조언하셨다 . 늘 선생님의 말씀을 잘 따르던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