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먼지가 되어 | 생활 소식과 일상 이야기♧

우주의 먼지가 되어

우주의 먼지가 되어

이윤수의 ‘먼지가 되어’


우주의 먼지가 되어~


뭘 해도 재미없는 시기가 있다. 


사는 게 궁핍해서.

여행을 떠나지 못해서.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서.

아니면

할 일이 없거나 돈이 너무 많거나.


진정한 혼놀의 힘은

이때 발휘하는 거다. 


어쩔 수 없이 혼놀을 한다거나

귀찮아서 

게으름의 혼놀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혼놀의 본질이 아니다. 


가끔은

외부인식이나 코스프레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혼놀을 즐겨야 한다. 


나는 혼놀을 즐기는 편이다.

선빵은 멍때리기로 시작한다. 


나의 멍때리기는

커피나 맥주를 머금고

머언 먼 우주의 끝까지 텔레파시를 보낸다.

우주의 먼지가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기 연민에 빠지기도 하고

그리움이 흘러들어 옛 생각이 나기도 하고

읽었던 책 내용이 생각나기도 한다. 


이때 낙서를 한다.

썰을 풀며 외로움과 진부함을 희석시킨다.

쓰다 보면 부족함을 느낀다.

그 부족함을 채우려 책을 찾는다.

책을 찾다 보면 하루가 지나간다.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라는 도서 홍보문구에

낙서를 하는 것도 

복잡한 뇌를 디폴트 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도 한다. 


너무 거창한가?

할 수 없다.

혼놀의 즐거움이기에.    




이윤수의 노래 ‘먼지가 되어’라는 노래가 있다.

언젠가 ‘먼지가 되어’를 기타로 치면서 

자뻑 수준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곁에서 있던 아내가 보면대의 악보가사를 보더니 한 마디 한다.


‘왜 하필이면 먼지가 되어 날아가죠? 

이왕이면 바람이나 꽃가루에 실려 간다고 하면 좋을 것을......‘ 

‘글쎄......’     


그때는 즉답을 못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건 '자유'이지 않는가 싶다. 

주위의 관심 밖으로 세상에서 잊힌 듯 날아가는, 

하찮지만 '편한 자유' 말이다.      


남자들은 때로 

우주의 먼지가 되고 싶어 한다.

가장의 무게라면 무게의 역발상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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