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느끼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 생활 소식과 일상 이야기♧

파리에서 느끼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파리에서 느끼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파리의 마지막 밤


센강과 오르세 미술관


 

파리의 마지막 밤 감성의 교차로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이 깊어간다. 오늘은 대중교통의 도움 없이 두 발로 파리의 구석구석을 누볐다. 하지만 도시 곳곳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은 여전하다. 파리테러의 영향으로 군인과 경찰의 경계가 삼엄하고, 북적이는 이벤트는 취소된 채 거리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다

반면, 이전보다 노숙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지 않아 도시의 치안은 한층 안정된 느낌이다.

내일 저녁 귀국에 앞서, 오전과 오후를 어떻게 보낼지 계획을 세운다. 에밀 졸라의 흔적과 김환기 화백 부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세느강의 생 루이 섬 방문은 꼭 해야 할 일이다.

또한, 예술가들이 영면하고 있는 파리의 3대 묘지를 방문하여, 그들의 묘비에 새겨진 이야기를 상상해 볼 것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프랑수아 미테랑 국립도서관도 방문하고 싶지만, 파리테러 상황으로는 입장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영화와 아련한 감성

9시쯤, 짐을 정리하다가 TV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방영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미 여러 번 접한 이야기임에도, 프랑스어 더빙으로 듣는 영화는 색다른 감흥을 준다. 잠시 짐 정리를 멈추고, 보르도 와인을 홀짝이며 영화에 빠져든다.

영화 속 프란체스카와 킨케이드의 짧지만 강렬했던 사랑 이야기를 보며, 피천득의 수필 <인연>이 떠올랐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영화 속 두 사람처럼, 현실과 도덕의 벽에 가로막힌 채 서로를 그리워해야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았다.  문득, 나에게도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 같은 격정적인 사랑의 추억은 없지만, 피천득과 아사코처럼 애틋한 추억이 있었다

30대 초반, 도쿄에서 만났던 에어로빅 강사 유리코와의 기억이다. 피천득과 아사코처럼 10살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유리코는 종이접기 실력으로 나를 즐겁게 했다. 귀국에 하기 전, 우리는 서로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이듬해 나는 맞선 후 아내와 결혼했다.


파리에서 박인환 詩 한 구절에 잠기다

영화가 끝나고, 짐 정리를 마친 후 마지막 보르도 와인을 마시며 박인환의 시 <얼굴>을 떠올렸다."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이 밤, 파리에서의 추억과 함께 잊혀지지 않는 얼굴들을 떠올리며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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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센강

파리 여행 정보

생 루이 섬
세느강 한가운데 있는 작은 섬으로, 에밀 졸라, 김환기 화백 부부 등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파리 3대 묘지
파리에 있는 유명 묘지들로, 여러 예술가 및 역사적 인물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각각의 묘비에 새겨진 이야기들을 통해 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 국립도서관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립 도서관으로, 프랑스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교통편
-도보: 파리 시내는 도보로 이동하기에 적합하다.
-지하철: 파리 시내 외곽으로 이동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인물 정보

에밀 졸라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연주의 소설가이다. 사회 비판적인 작품을 다수 집필했다.

김환기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이다. 파리에서 활동하며 한국 미술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김향안
김환기 화백의 부인이자 예술 후원가이다. 한국 근현대 미술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박인환
한국의 시인이다. 모더니즘 시 운동에 참여했으며, 대표작으로 <얼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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