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곰탱아
청계천의 곰탱이
언젠가 청계천을 나 홀로 길을 걷던 중,
문득 눈길을 사로잡는 포스터 하나가 내 앞에 나타났다.
“미련 곰탱아, 왜 그렇게 살고 있니?“
버스 정류장에 앉아 곰탱이가 쓴 글귀들을 하나하나 음미해 보았다. 그 속에 담긴 말들 속에서 내 모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곰탱이는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 짓는다. “겉모습은 번듯해 보이지만 정작 당신은 왜 그렇게 살아왔나요?“
곰탱이는 나를 향해 과거의 실수, 이른바 콩코드 오류를 지적하며 갑자기 시간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그게 아니라며 뒤쫓아가고 싶었지만, 그 변명조차 발밑에 일렁이는 거품처럼 허무하게 녹아내리고 만다.
아, 이 모든 걸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