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놀의 이유 | 생활 소식과 일상 이야기♧

혼놀의 이유


혼놀의 삶

최은영의 소설 

크게 싸우고 헤어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주 조금씩 멀어져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날 이 문장을 읽고 깊이 공감했으나, 따로 기록해두지 않아 출처를 알지 못한 채 지내다, 최은영의 소설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속 한 문장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마 전 문학회 모임에서, 친구 관계를 정리할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반은 농담이었지만, 나머지 반은 진지함이 묻어났다.

이제는 친구들과의 대화도 예전처럼 편하지 않다. 문제의 원인을 따지기보다는 차라리 스스로 고립되기를 선택한다.


종종 지인들로부터 모임에 참석해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아마도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일 테지만, 이제는 거절하고 싶다.

나는 열정적으로 만나고 싶은데, 형식적인 만남이나 예의상의 만남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만남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약속 없이 즉흥적으로 만나는 번개팅을 선호한다. 준비 없이, 기대 없이, 그저 편안하게 스쳐가는 만남이 좋다.


그러다 보면,
친구든 지인이든, 나 역시 점차 멀어져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자업자득이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고독하기는 해도 외롭지는 않다.


이제는 그저 오불관언의 마음으로,
혼자라는 고상한(?) 독거노인이 되고픈 나이가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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