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종다리’ 일기예보를 듣다가 | 생활 소식과 일상 이야기♧

태풍 ‘종다리’ 일기예보를 듣다가



월요일 아침,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잠시 손을 멈추고 커피향이 은은히 퍼지는 머그잔을 손에 쥔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오가지만, 그래도 이 순간만큼은 꽤 평온한 하루의 시작이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들려온다. 

TV 화면에는 태풍 ‘종다리’의 북상을 알리며 거친 파도가 계속해서 비춰지고 있다. 태풍 소식에 마음이 조금은 무거워지지만, 비가 온다면 차라리 오늘 내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요즘 같은 더위 속에서는 파도소리보다 빗소리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서이다.

예전에 시원한 파도소리와 바하의 G선상의 아리아가 믹스된 음반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음반을 찾으려 했지만, 오늘따라 보이지 않는다. 대신 오리지널 'G선상의 아리아'를 듣고자 오디오를 켰는데, 뜻밖에도 비제의 '아를의 여인'이 흐르기 시작한다.

너무도 익숙한 곡이지만, 나는 종종 이 두 곡을 헷갈리곤 한다. 사실,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피아노 편곡과 쇼팽의 '야상곡'도 가끔씩 혼동하는 내가 아닌가.

마치 전혀 다른 멜로디를 가진 조영남의 '화개장터'와 '내 고향 충청도'를 헷갈리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착각이 자유라고들 말하지만, '자유'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울림이 참으로 아름답다. 어쩌면 조금 이기적일지 모르지만, 그저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자유를 누리는 것만큼 소중한 행복이 또 있을까?

지금 이 순간, 

그 자유를 마음껏 만끽하며 내 마음을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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