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김환기와 김향안
詩人 이상이 일본에서 병마로 스러지고
홀로남은 변동림에게 김환기 화백이 나타났습니다.
김환기는
자신의 호인 향안(鄕岸)을 변동림에게 주고
자신은 수화(樹話)라는 호를 새로이 짓습니다.
사랑이란,
아름다운 외모에 있지 않고
육체의 열정에 있지 않고
지성과 감정의 교류, 공유에 있었습니다.
좋은 자극이 되어주고
잠든 열정에 불을 붙여주는 만남
더 크고 넓은 세계로 자신을 안내해줄 사랑을 원했습니다.
남프랑스 여행을 마치고 파리에 도착한 후,
수화는 마라톤 선수처럼 그림을 그렸고
향안은 조용히 그를 기다렸습니다.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