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화, “나도 모르게”


추억을 부르는 노래

[유가화] 나도 모르게

블루투스 스피커로 유튜브 음악을 듣는데, 한때 좋아했던 7080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동안 잊고 지내던 7080의 정서가 아스라이 묻어나는 곡, 유가화의 <나도 모르게>였다.

20대에 처음 ‘유가화’ 라는 가수 이름(예명)을 들었을 땐, 왠지 모르게 이국의 낯선 향기를 느꼈었다. 홍콩 배우 유덕화의 이름이 무의식 중에 스쳤던 모양이었다.

내가 이 노래를 좋아했던 건, 가창력 있는 애절한 멜로디에 앞서 한 편의 詩처럼 마음을 파고드는 가사 때문이었다.

“바람이 창문 사이로
쓸쓸히 불어오면은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외로움 밀려오네요”

바람과 창문, 쓸쓸함과 외로움. 지금은 진부한 단어가 되었지만, 내 청춘 시절엔 가슴을 적시던 단어들이었다. 특히 내 가슴을 적셨던 부분은, 조용히 ‘그 이름을 불러 본다…’는 후반부의 노랫말이었다.

“노을이 나의 창가에
외로이 젖어 오면은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그 이름 불러보네요”

詩처럼 무척이나 아름다운 가사였다.

▶유가화 “나도 모르게” 유튜브 듣기

그런데, 정확한 가사를 복사하려고 웹사이트 검색을 하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유가화는 작년(2025년) 코로나의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비통한 문장을 보아서였다. 직접 공연도 본 적이 없는 가수였지만, 누군가의 외로움을 위로하던 별 하나가 소리 없이 졌다는 사실이 가슴 한구석을 속절없이 시리게 했다.

유가화, "나도 모르게" 1

창밖의 마당을 내다본다.
잠시 후면, 시골집 서산마루에 노을이 번져 오리라. 하늘이 온통 외로운 빛으로 붉게 젖어들면, 나 역시 노래 속의 주인공처럼 조용히 <나도 모르게>를 부를 것이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조용히 그 이름을 불러보려 한다. 가창력이 좋았던 그 시린 이름과 이 아름다운 가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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